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이달 16일에 총리를 퇴임했다는 것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신사 내부를 걷는 모습, 방명록에 ‘전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은 사진 등을 게재했다.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6년 8개월여 만이다. 그는 재집권 1주년을 맞은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가 한국·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미국마저 강한 유감을 표하자 그 뒤로 참배를 중단했다. 대신 봄, 가을 제사 때에 공물을 보냈다.
아베 전 총리가 퇴임 후에도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자 그가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처럼 ‘야미쇼군(闇將軍·막후 실력자)' 역할을 구상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나카는 1982년 나카소네 야스히로를 총리로 만들고 나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야미쇼군’이라 불렸다.
우리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아베 전 총리가 일본의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퇴임 직후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취임 나흘 만인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 회담을 했다. 스가 총리는 통화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동맹 강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 및 코로나 대응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언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