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끊임없이 강화하는 것은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며 나라의 강성 번영을 위한 담보”라고 말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에도 흔들림 없이 핵·미사일 전력을 증강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거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북한의 국책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이 발행하는 ‘사회과학원학보’ 올해 2호(5월 말 발간)에 실렸다. 이 글을 작성한 강명흡 부교수는 김정은의 교시를 인용하며 전략무기 개발 추진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지난 5월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 교수는 “강력한 핵 억제력의 경상적 동원 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함으로써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이 우리 당 국방건설의 중핵적인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 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 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지난 20일 오후 위성 사진을 근거로 김일성광장에 다연장 로켓과 오토바이 부대, 퍼레이드 차량 등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열병식 준비가 한창”이라며 열병식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40대 이상의 각종 차량이 목격됐다고 했다.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20일 앞둔 상황에서 장비가 벌써 포착된 동향으로 미루어, 이번 열병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이 미림비행장에 ICBM급 미사일의 이동식발사대(TEL)를 보관할 수 있을 수준의 임시 시설을 신축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이 당 창건일에 맞춰 SLBM 도발을 하거나 새로운 ICBM 등 전략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38노스는 최근 미림비행장 위성 사진 분석 결과 길이 37m, 폭 7m의 대형 임시시설 2개가 세워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인 화성 15형의 길이가 22임을 감안하면 이 시설에는 화성 15형보다 더 큰 ICBM이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