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다음 달 초 방한(訪韓)한 직후 일본을 방문해 일·호주·인도와 ‘4자 안보 대화(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자유민주주의 등을 주요 가치로 공유하는 아시아 주요국과 미국의 협의체인 ‘쿼드’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동맹 연대를 강화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빠진 상태에서 미국이 대중 전선 동참국들과 동맹 관계를 다지는 장면이 일본에서 연출되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유보적 입장만 고집하다 주요 다자협의체의 일원에서 빠지는 모습" "자칫 미 동맹국 사이에서 외톨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달 7일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서도 대중 압박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카운터파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화웨이 보이콧·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 등 반중(反中) 정책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 압박 정책이 계속 강화되면서 한국에 대한 지지와 참여 요청도 더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쿼드’에 한국 등을 포함시켜 ‘쿼드 플러스’ 체제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말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한국에 보내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를 내세우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정부는 지난달 한·미·일 국방부 장관 회의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불참하는 등 점점 미·일과 멀어지고 있다”면서 “반면 중·북·러는 더욱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