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이 K방역이 주춤해진 배경을 설명하면서 ‘반(反)정부 사람’ 같은 표현을 쓰며 코로나 지침 불이행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강 장관이 이 같은 지적을 하기 두달 전인 지난 6월 그의 남편인 이일병 전 연세대 교수는 그리스 여행을 가려다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교수는 결국 강 장관의 이 발언 약 한달 뒤인 지난 3일 정부의 추석 연휴 이동 자제령에도 요트를 사야한다며 미국으로 출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지난달 31일 ‘팬데믹 이후의 세계: 지정학적 경쟁과 다자주의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2020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에서 수도권 코로나 재확산과 관련 “정부를 신뢰하지 않거나, 이유가 어찌됐든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시민 참여(civic participation)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뼈아픈 교훈을 다시금 얻게 됐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는 이런)고집스런 비협력에 대해선 집행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코로나 통제의 정당성에 대해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하지만 이날 기조연설에서 재확산과 관련 정부의 부실 대처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이에 정부가 코로나 방역이 일시 성공적일 때는 ‘국민 덕분에’ ‘의료진 덕분에’이라며 K방역을 내세우다가 잠시 흔들리자 ‘반정부 탓’ ‘국민 탓’을 운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 장관은 4일 남편의 요트 쇼핑 여행이 논란이 되자 “송구스럽다”면서도 “귀국을 요청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날 외교부 청사를 나가면서 취재진이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고 묻자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을 하려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라며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강 장관 남편은 외교부가 코로나 상황 속에서 국민들에게 여행을 자제하라고 하고 있는 가운데, 2억원 짜리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외국으로 떠났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직자 배우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한 데 이어 이낙연 대표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서도 강 장관 남편의 미국행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