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국내에 입국한 조성길(49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국내 입국 사실이 공개되면서 가족 걱정에 상태가 안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대사가)지난해 7월 자진해서 한국에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은 조 전 대사의 한국 망명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수차례 한국으로 오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확인했다”고 전했다.

잠적한 이탈리아 주재 北대사대리 조성길. 임기 만료를 앞두고 2018년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같은 해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조선DB

전 위원장은 조 전 대사대리가 2018년 11월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후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9개월정도 걸린 이유에 대해 “망명 루트가 공개되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조씨가 한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본인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고,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기자회견 하지 않는 이상 밝히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 사실은 국회 정보위에서도 극소수만 알 정도로 1년 넘게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전직 안보부서 관계자는 “조성길이 본인의 안전과 생계 보장, 평양에 남아 있는 딸과 가족의 안위 등을 고려해 잠적 이후의 행적 자체를 비밀에 부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가족이 북한에 있는데 이렇게 알려지다 보니 (조 전 대사대리의)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지만,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게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며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