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7년 청문회 당시 전임 윤병세 장관의 경우보다 7배 이상의 세금 지원 혜택을 받으며 청문회 준비를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강 장관 배우자의 ‘코로나 외유’ 논란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이 강 장관의 세금 지출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청문회 특혜’ 사실이 파악된 것이다.

외통위 위원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장관은 2017년 5월 21일 유엔 근무 당시 문재인 정부로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그달 25일 뉴욕에서 귀국하면서 항공료 1011만 6000원을 전액 세금으로 지원 받았다.

역대 장관 후보자 지명자들은 해외 체류를 하다 청문회 준비를 위해 귀국하더라도 항공료 지원을 받지 않았다. 2019년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 2013년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후보자, 2008년 김하중 통일부 장관후보자는 각각 스웨덴·미국·중국에서 귀국하면서 자신의 항공료를 전액 자기 부담했다. 강 장관의 경우와 달리 세금은 쓰이지 않았다.

조태용 의원실 조선일보 DB

청문회 과정에서 ‘기획 부동산’ ‘위장 전입’ 의혹에 휩싸였던 강 장관은 세무회계분야 자문료 150만원, 휴대전화 임차료 18만 4000원 등을 세금으로 지원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렇게 청문회 과정에서 총 1988만 6000원을 세금 처리한 것이다.

이는 그의 전임인 윤병세 장관이 청문회에서 서류 제작 인쇄·발급 등으로 총 268만 4000원을 사용한 것보다 7배 이상 많다. 강 장관의 항공료 지원을 제외하더라도 총 소요 세비는 윤 장관에 비해 3.6배 이상을 웃돈다. 인사청문회의 검증도 거치지 않고, 장관으로 취임도 하기전에 1000만원대의 항공료와 개인재산관리 자문까지 풀코스 특급지원을 받은 것이다.

청문회 후보자에 대한 지원은 ‘인사청문회법 제15조의2(공직후보자에 대한 지원) : 국가기관은 이 법에 따른 공직후보자에게 인사청문에 필요한 최소한의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하에 매우 엄격하게 집행되어 왔다. 청문회 이전 검증도 받지 못한 인물에 대해 세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올해 3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26억원, 예금액 5억 1309만원, 주식 5억 5800만원을 포함해 총 37억 6966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개의를 앞두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거치기도 전에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는 이유로 원칙에서 벗어난 특혜와 의전을 제공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문재인 대통령이지만 정작 정권 최장수 장관과 그 배우자는 국민 눈높이를 훌쩍 넘어선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