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착용한 손목시계는 1400만원대 스위스 명품 시계인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고가의 시계 등 사치품은 유엔(UN) 안보리 대북 제재 대상이다.
일부 한국 매체가 편집 없이 국내에 전면 중계한 북한의 조선중앙TV를 보면, 김정은이 이날 열병식 연설에서 인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며 울컥하며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려 할 때 살짝 들린 그의 왼쪽 소매에선 금빛 곡선형의 시계 테가 번쩍였다. 본지 취재 결과, 스위스 IWC사(社)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제품이었다.
이날 김정은이 찬 시계는 베젤(시계 테두리) 비율, 로그(시곗줄 고정하는 부분)의 생김새가 ‘포르토피노 오토매틱’과 일치했다. 시계 날짜 창의 위치와 로고 모양 등도 IWC 제품과 판박이였다. 이 제품은 1만1700스위스프랑(약 1450만원) 상당이다. 노동당 39호실 유럽 파견원이 김정은을 위해 밀수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지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올여름 수해지 시찰 때도 이 시계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애용품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경제난·태풍피해·코로나 등 삼중고로 인민을 걱정한다며 울먹이던 김정은의 손목에서 인민의 생활과는 한참 동떨어진 금빛 시계가 번쩍였다”면서 “김정은의 울컥하는 모습에 그가 자비·자애롭다는 식의 해석을 하는 것은 순진하거나 편향된 발상일 수 있다”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인민의 고난에 눈물지으면서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대상인 고가의 시계를 차고 있는 모습은 ‘지킬박사와하이드’와 같은 양면성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함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