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동맹인 미국 대신 다른 파트너를 선택한다면 지난 70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맞을 것”
“동맹이 자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욕”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는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 속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VOA에 “한국이 미래에 다른 파트너를 선택한다면 학자들은 미국과 동맹을 유지했던 70년을 한국 역사상 가장 평화롭고 번영했던 시기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미국과 중국이 제로섬(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입게 되는) 경쟁을 벌이면서 한국이 주요 동맹과 최대 이웃국 사이에서 위험 분산 공간을 찾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한국은 어느 한쪽에 의해 얽매이거나 다른 한쪽에 의해 버려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출신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은 VOA에 “이 대사를 안다. 한미 동맹이 한국과 미국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대단히 잘 아는 사람”이라며 “한미 양국의 국민 모두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여론 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린 부소장은 한국 관리들이 연이어 논란 발언을 내놓는 배경으로 한국 정치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 대사의 발언은 한국이 파트너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국회 내 진보 세력의 신뢰를 얻으려는 시도로 보일 뿐, 한국이 미국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이 대사의 발언을 동맹의 미래에 대한 한국의 어정쩡한 태도로 해석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동맹의 힘은 단지 70년 역사 때문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의도적인 헌신을 기반으로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동맹이 자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맹을 유지하고 개선하겠다는 의도적 결정이 필요함을 아는 것이 동맹에 대한 최고 수준의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