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북·중 접경 지역에는 지뢰를 매설했다고 국가정보원이 3일 밝혔다. 국정원은 1984년생으로 올해 서른여섯인 김정은이 현재 몸무게가 140㎏대로 초고도 비만이지만 대체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내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의 군 지위는 원수에서 대원수로 격상되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직책도 국정 전반에 관여하는 위상에 걸맞게 조정될 것으로 국정원은 전망했다.
국정원은 3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병기(더불어민주당)·하태경(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하 의원은 “북한은 물적·기술적으로 코로나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며 “비상방역법에 코로나를 잘 관리하지 못한 간부는 사형 선고도 가능하도록 규정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경을 봉쇄했을 뿐 아니라 북·중 접경 지역 일부에 지뢰도 매설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지난 2월 27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문건에 ‘코로나 유입 시 큰 재앙이 온다. 30만명이 죽을지, 50만명이 죽을지 모른다’ ‘코로나 (방역) 수단이 제로(0)’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도 파악했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 전파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중환자를 열차가 아닌 철도용 수레로 이송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북한은 같은 이유로 남측 물자를 비롯해 외부 물자를 일절 받지 않고 있으며, 지난 8월 세관에서 물품을 반입한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처벌했다.
수해와 관련, 국정원은 “최대 광물 매장지인 검덕 등에서 여의도 면적의 18배에 이르는 침수 피해가 발생해 8~9월 납·아연 생산량이 30% 줄어들고 추곡 출하량도 평년 대비 20만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김여정이 지난 7월 말부터 두 달간 공개 석상에 등장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국정원은 “김정은 수행을 중단한 두 달간 방역·수해 등 별도 현안을 관장했다”면서 “내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김여정이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받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의 군 지위도 현재 원수급에서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대원수’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은 전망했다.
하 의원은 김정은 건강과 관련, “체중은 증가했지만 큰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젊은 나이라 비만이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2년 8월쯤 90㎏이었는데 지금은 140㎏대로 매년 6~7㎏이 쪘다”고 했다. 8년간 50㎏ 정도 체중이 불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통치 방식은 현장 지도에서 정책 지도 중심으로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하 의원은 “(과거에는) 현장을 방문해 공장 등에서 여러 활동을 했지만 최근에는 노동당 회의에 집중한다”며 “올해 (김정은이) 직접 주재한 회의는 17회”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 이후 한·미 정보 자산의 감청과 감시를 피하기 위해 통신 이용량을 줄이고 음어(陰語·암호) 체계도 바꿨다고 한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일본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지난 7월 취임하고 첫 해외 방문지로 일본을 택한 것이다. 박 원장이 꽉 막힌 한·일 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중국발 식량 유입 현황과 관련해 “중국에서 상당히 들어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