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서 빠지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판문점에서 남북 간 자유 왕래와 채널 복원을 강조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외면하면서 남북 교류만 강조하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 개소식 기념사에서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가자”며 “이 길을 따라 더 큰 왕래로 가자”고 했다. 이 장관은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 남북 연락 채널 복원과 판문점 내 자유 왕래,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다.
한편 유엔 주재 유럽연합 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13일과 20일 개최된 북한 인권 결의안 논의를 위한 공동 제안국 회의에도 초대를 받았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 참석과 관련해 “문안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빠진 것이다. 북한 인권을 가장 적극적으로 챙겨야 할 우리 정부가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북한 인권 결의안을 제안하는데도 2년째 손 놓고 있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제반 사항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공동 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으나 작년에는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결의안을 컨센서스(전원 합의)로 채택하는 데만 참여했다.
이번 북한 인권 결의안에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격 사살된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인권 단체들은 정부가 올해도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무시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