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최근 발표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단출하게 점심 식사를 하며 협의를 하는 ‘워킹 런치(working lunch·업무 오찬)’ 형식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9일 정오 국무부 내에서 강경화 대한민국 장관과 ‘워킹 런치’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5일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각종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격식을 온전히 갖춘 양자 회담인 듯하게 발표했지만, 실상은 점심 시간을 이용한 ‘업무 오찬’인 것이다.
강 장관의 이번 방미는 미 대선으로 정권 교체기에 이뤄져 외교가뿐 아니라 국내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강 장관도 지난 8일 출국 직전 기자들의 질문에 “민감한 시기”라고 현 방미 시점이 여러 모로 논란이 되는 점을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으로 조 바이든 당선인 측과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우리 외교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만나는 모양새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강 장관의 한미 장관 회담도 격이 떨어지는 ‘워킹 런치’인 것으로 알려져 이를 위해 무리하게 방미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장관이 오는 11일까지인 방미 기간 바이든 측 외교라인을 만날 것이란 일부 매체 보도가 나왔지만, 외교부는 이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강 장관이 바이든 외교라인의 최측근과의 미팅을 확정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출국길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이 최소한 민주당과 가까운 싱크탱크 연구원들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