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12일 ‘전 세계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에 가장 실망한 정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이사장은 이날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김정은을 만나는 건 (합의문에) 서명할 때 뿐일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차기 미 대통령 당선인이 된 가운데 일본 사이타마시에 있는 가면,장난감 제조 회사인 오가와의 사무실에서 12일 한 여직원이 바이든의 얼굴을 한 가면 제작을 마무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그는 “(바이든의) 방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를 것”이라며 “트럼프는 전문가 조언을 무시하고 즉흥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북한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가 쉬웠다. 그러나 바이든은 외교를 잘 알아서 실무협상을 거듭해 장관급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이사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접근 방식에 대해 “바이든 진영의 북한 전문가는 즉각적인 ‘완전한 비핵화’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북한이 핵개발 능력을 지금 이상으로 높이는 걸 억지하고, 그 다음에 미 본토를 위협하는 핵무기 줄여나가는 단계적 접근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천 이사장은 “어떤 의미에선 북한이 요구해온 ‘핵 군축’ 협상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으로 몸담았던) 버락 오바마 정권은 ‘전략적 인내’를 얘기하며 북한을 상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미국은 ‘이란 핵합의’에 집중하느라 북한과 협상할 여력이 없었고, 미 본토를 조준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완성되지 않았었다”며 “미 본토가 위협 받는 이상 바이든은 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전망과 관련해 그는 “협상에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건 경제제재 해제까지”라며 “김정은 체제 보장과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은 핵을 완전히 없앴다고 검증될 때가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