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 당국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이달 말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왕 부장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한·중 협력 방안과 함께 우리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날 “중 측 인사의 방한과 관련해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양국 고위급 교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지지통신은 15일 왕 부장이 다음 주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방문도 방일을 전후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지난달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려 했지만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 다자주의 복원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反中) 캠페인’을 큰 틀에서 계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를 해온 한국을 미국의 동맹 가운데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
왕 부장의 방한이 성사되면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방중(訪中)했지만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답방은 3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