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구성 일대의 북한 공장 지대에 전차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 궤도식 무기를 생산하는 대규모 신규 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구성 지역 전차 공장에선 그동안 북극성-2형 등의 궤도형 차량을 생산해 왔다. 이번에 새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전력 이외에도 북한이 최근 개발 중인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킴스, 신형 방사포 등 발사대를 대량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핵·미사일 전문 웹사이트 ‘암스컨트롤웡크’는 최근 구성 전차 공장 일대의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새로운 공장이 구성 지역에 건설되고 있다”며 “완공되면 일대 공장 지대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공장 건축 징후는 8월부터 포착됐으며, 최근 대형 공장 건물의 외벽이 눈에 띄게 지어졌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암스컨트롤웡크가 공개한 이달 14일 위성사진에 새로운 대형 건물이 지어지는 모습이 담겼다”며 “신형 궤도형 차량 생산 공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의 구성 전차 공장 신축 움직임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무기가 대거 공개된 시점과 맞물린다. 북한은 당시 열병식에서 시험 발사를 통해 일부만 공개했던 이스칸데르, 에이태킴스, 신형 방사포 등의 모습을 전격 공개했다. 이 미사일들은 차륜형이 아닌 ‘궤도형’에 탑재된 모습이었다. 차륜형 차량은 주로 포장된 도로에서 이동하지만, 궤도형 차량은 숲이나 산악 등 험준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 위성 추적이 불가능한 숲이나 산악 지역에 은신해 있다가 기습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이동식 발사대를 사전 탐지·타격하는 우리 군의 ‘킬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될 수 있다.
구성 전차 공장 확장은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보여준 고체 연료 기반의 미사일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그동안 스커드 등 액체 연료 미사일을 사용해 왔는데, 연료 주입 등에 상당한 준비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고체 연료 미사일이 대량생산된다면 북한은 최단시간 내에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 연구위원은 “궤도식 무기 체계를 생산하는 구성 무기 공장의 시설 확충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궤도식 이동식 발사대 생산 능력을 높일 것”이라며 “조만간 많은 수량의 궤도식 신형 무기가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신형 전차와 자주포도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전차를 선보였는데, 구성 공장에서 이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새로 발견된 차량들이 있는데 진짜 새 전차인지, 헌 것을 새것처럼 보이게 한 건지 모르겠다. 정보 당국에서 계속 분석 중”이라고 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은 일반적으로 열병식에 신형 무기를 공개한 뒤 시험 발사를 하거나, 실제 양산에 들어갔다”며 “북한이 신형 무기 생산의 전초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