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국방부가 제출한 올해 예산안에서 ‘경기관총-2’ 사업 관련 예산 316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2일 나타났다. 경기관총-2 사업은 전력화된 지 30년이 지난 기존 K-3 기관총을 새 기관총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새로 개발된 기관총이 기존 기관총과 유효사거리가 동일하고, 총기 개발 과정에서 실제 사격이 아닌 총구 속도만 측정해 사업 타당성을 판단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실제로 총을 쏘아보지도 않고 단순히 총알이 나가는 속도만으로 총기 개발이 타당하다며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날 군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K-3 기관총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경기관총-2’ 사업을 새로 추진했지만 유효사거리에 문제가 발생해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합동참모본부가 최초 800m 유효사거리에서 관통 시험 없이 총구 속도만을 측정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는데, 이후 800m 거리에서 관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600m 거리에서 관통하면 총기 개발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일부 변경한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최초 무기 개발 단계에서 합참이 신형 경기관총의 개발 조건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국민의힘은 주장했다. 합참은 최초 유효사거리를 800m로 뒀지만, 이 기준이 800m 관통인지 아니면 단순 800m 명중인지 확실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합참은 올해 중순 600m 안의 타깃을 관통하면 되는 것으로 경기관총-2 사업의 기준을 정했지만, 군 내부에서는 “기관총의 성능이 나아진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새로 개발된 경기관총은 총걸림 현상 등 기존 K-3의 일부 단점을 보완했지만, 오히려 무게가 무거워지고 사거리와 화력은 30년 된 K-3와 비슷하게 됐기 때문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신형 기관총이라고 하지만 기존 기관총의 성능과 큰 차이가 없고 총기의 무게는 더 나가는 결과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총기는 탄환의 개발도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기존탄으로 작전요구성능 충족이 불가능해 성능을 하향하는 등 우리 군의 사업 관리 전문성이 심각하게 부족했던 결과”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군은 “총기 고장률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