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군용기 19대가 22일 동해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2일 밝혔다. 중·러 군용기가 함께 카디즈에 진입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중국 H계열 폭격기 4대가 차례로 이어도 서쪽에서 카디즈에 진입했다. 이후 2대가 울릉도 동쪽을 지나 카디즈를 이탈했다. 러시아의 Tu 계열 폭격기, Su 계열 전투기,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 15대도 카디즈 북쪽에서 진입했다. 이 중 2대가 독도 동쪽으로 카디즈를 이탈했다가 다시 진입해 독도 동북쪽으로 이탈했다. 상황은 오후 3시쯤 종료됐다.
양국 군용기는 우리 영공을 침범하진 않았다. 중국 군용기는 진입 전 우리 측과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내용의 교신을 했다. 그러나 러시아 군용기 15대는 아무런 교신 없이 무단으로 진입했다. 합참은 “공군 전투기를 투입,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정상적인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했다. 군은 F-15K, F-16 등을 출격시켜 대응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중·러의 연합 훈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군 안팎에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 미·일의 잦은 군사 행동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B1-B 등 미국의 핵심 자산이 일본에 전개되고, 주한미군의 고고도 U2 정찰기가 남중국해에 등장했다. 이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중·러가 대규모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