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백과사전에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와 백범 김구 선생을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라고 최근까지 표기했던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바이두는 계속된 정정 요청에 뒤늦게 안중근 의사와 백범 김구 국적 정보를 ‘한국’으로 바꿨지만, 윤동주 시인에 대해선 여전히 ‘중국’ 국적, 민족은 ‘조선’이라는 표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지난 11월까지 자사 백과사전에 안중근 의사, 백범 선생을 중국 조선족으로 분류했다. 그러다 한국 네티즌들과 시민단체 등의 강한 항의에 이들 인물 정보를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탄생 102년을 맞은 윤동주 시인은 바이두 백과사전에 여전히 ‘중국 조선족’으로 표기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두는 사실상 중국 당 선전부의 통제를 받는다”면서 “바이두가 한국의 주요 인물을 조선족으로 분류했다는 것은 동북아 역사를 중국 중심으로 왜곡하려는 이들의 역사·외교 정책과 무관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 측에 항의 표명을 하고, 바이두뿐 아니라 중국 각 기관 자료에 기재된 잘못된 정보를 신속하게 바로잡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중국 유력 매체와 유명 게임사 등은 ‘김치’와 ‘한복’을 자국 문화라고 왜곡된 보도와 콘텐츠를 제작, 유포해 한중 사이 큰 논란이 됐다. 중국 사회에서 명백한 한국 문화가 ‘중국의 일부분'으로 왜곡 표출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을 한국 정부가 중국 일개 단체의 단순 실수 또는 만성적 문제로 여기고 미온적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본지 질의에 “정부는 우리 독립운동가 등 주요인사에 대한 민족 표기가 오기된 것을 발견할 때마다 중국측에 시정 요청을 해오고 있으며, 본부 및 공관 차원에서 수시로 중국 주요 언론, 주요 웹사이트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관련 사안의 민감성과 중요성을 감안하여 중측에 시정을 지속 요청하고 있고 과거 우리 역대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에 대한 민족 표기 오류 사례가 시정된 바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역사문제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인식 하에,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