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현재 존재하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은 유감스러운 일(regrettable)”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했다. 위안부·강제징용 등 역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관계 개선 요구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2일(현지 시각) “현재 존재하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일본과 한국 간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한일 협력을 심화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와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사이버 위협 등을 언급했다.
블링컨 국무장관도 정의용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한미동맹이 세계 안보와 평화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점과 함께 지속적인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조명했다”고 밝혔다. 전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도 한미일 3국의 역내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외교가에서는 3월 중순쯤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블링컨 장관의 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은 북핵 및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압박에 우리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미래 지향적 관계’를 강조하며 한일 관계 개선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이 먼저 위안부·강제징용 판결을 시정할 대책을 내놓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일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약화해 한미일 3국의 정책 조율을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프라이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북한과의 직접 대화가 없다고 우선 사항이 아니란 뜻으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미국과 동맹을 향한 위협을 감소시키는 한편 남한·북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