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16일 “강원 고성 동해 민간인통제선 검문소 인근에서 북한 남성 1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0분쯤 동해 민통선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남성이 육군 22사단 CCTV에 포착됐다. 당시 남성은 해변을 거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병력을 투입, 오전 7시 20분쯤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군은 대침투 최고 경계령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북한 남성 신병을 확보한 위치는 7번 국도상에 있는 제진검문소 인근이다. 최전방 경계철책 이남 검문소로, 통일전망대와 최전방 일반전초(GOP) 둘레길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곳이다. 군은 북한 남성이 목선 등을 이용해 해상으로 탈북, 동해안으로 넘어왔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북한 남성이 붙잡힌 제진검문소는 군사분계선에서 8km가량 떨어져 있다. 최전방 감시초소(GP)와 GOP보다 훨씬 남쪽에 있다.
합참은 “남하 과정과 정확한 귀순 동기 등에 대해 관계 기관과 공조 조사 중”이라고 했다.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과 지상군작전사령부는 해당 부대에 전비태세검열실 요원 등을 파견, 경계 작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조사 중이다. 합참은 해당 남성이 북한군 탈영병인지, 발견 당시 전투복을 착용했거나 총기 등을 휴대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강원 고성의 산악·해안 경비를 맡고 있는 22사단은 지난 15일부터 혹한기 전술 훈련 중이었다. 7번 국도와 지방도에선 군 병력과 장비가 대규모로 이동했고 주민 이동도 일부 통제 중이었다. 그런데도 군사분계선에서 수km 떨어진 민통선 부근에서 해당 남성을 발견했고, 검거에도 3시간이나 걸렸다. 22사단은 지난해 11월 ‘철책 귀순’, 2012년 ‘노크 귀순’으로 물의를 빚었던 부대다. ‘철책 귀순' 3개월 만에 ‘산책 귀순'이 발생, 경계 태세가 흐트러졌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