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光州) 시민들이 '북괴는 오판 말라!'는 현수막을 걸어놓은 모습. /조선일보 DB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2일 “북한 특수군으로 직접 광주(光州)에 침투했다고 최초 발설한 북한군 출신 정명운씨가 1980년 5월 당시 평양에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조사위 송선태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광주 침투설’을 주장했던 탈북민 김명국씨가 유튜브에서 북한군사연구소장으로 활동하는 정씨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송 위원장은 “정씨가 오늘 유튜브에서 스스로 김명국이라고 밝혔다”며 “2008년 북한 침투설을 얘기했고, 이게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밝혔는데도 거짓말이 확산된다고 조사위에 밝혔다는 내용이 유튜브에 공개됐다”고 했다. 정씨는 2013년 한 방송에 출연, 자신이 “광주 폭동에 참가했던 북한군 조장, 부조장들은 군단 사령관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에 간 적 없다’ ‘지어낸 얘기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씨의 ‘북한군 침투설’ 주장은 2013년 이후 극우 논객 A씨의 ‘광수(광주 침투 북한군)’ 주장 등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일부도 국회 행사에서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조사위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 관련 구속·송치된 616명 중 북한과 연계됐다는 공소사실이나 판결 내용은 단 1명도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김씨 진술을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연계해 침투 가능성을 검증하는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사위는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M60 기관총, M1 소총으로 조준 사격을 했다는 가해자 주장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200여명 진술을 확보한 결과, 제3공수여단이 광주역, 광주교도소 옥상 등에 M60 기관총을 설치하고 M1 소총에 조준경을 부착해 시민들을 살상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