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이 군(軍)의 부실 급식 문제를 제보해왔던 페이스북 페이지에 처음으로 부대 급식을 자랑하고 싶다는 글이 게재됐다.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해군 609전대 해상생환훈련대 급식을 자랑하고 싶다”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에는 수제비와 달걀말이, 깻잎무침 등 밑반찬이 정갈하게 담긴 한식 식단은 물론 얼음이 띄워진 냉면과 만두 등이 담겼다. 또 햄버거와 수프, 시리얼 등 양식에 스테이크가 제공된 사진도 있었다.
페이지 관리자는 사진 하단에 찍힌 병사의 초록색 슬리퍼를 언급하며 “나보다 잘 먹는다. 슬리퍼까지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네티즌들도 “생일상이냐” “이 정도면 군 생활 2년 가능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반면 “밥 먹는 인원 20명 내외에 조리종사자 2명이면 저렇게 할 수 있겠다”며 “오히려 타 부대 조리 종사자들에게 경쟁심과 부담감만 조성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최초 제보자는 “사람들이 간부가 올렸다느니 보여주기식이라느니 이런 말을 하는데 제보한 저도 병사고 조리장님과 조리병 2명이 매일 밥을 준비해주신다”며 “타부대보다 인원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수병과 간부를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밥을 만들어주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리병들이 매일 식단을 찍어서 메일로 상급부대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찍게 된 사진을 제보했다”며 “오늘 메뉴로는 라멘과 오니기리 등이 나왔다. 정말 모두가 이렇게 똑같이 받아서 맛있게 밥을 먹는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해당 페이지에는 휴가 복귀 후 코로나 격리 중 부실한 급식을 받았다는 제보가 올라오면서 군 급식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각종 개선책이 마련됐지만 제보가 줄어들지 않자 군은 51년 만에 식자재 조달 체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영양사가 직접 식단을 편성, 입찰, 계약, 정산까지 하는 학교급식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장병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확대·적용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또 육군훈련소와 해군·공군·해병대 교육훈련단처럼 연간 많은 인원을 급식하는 대규모 교육훈련기관의 급식은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조리병 대신 민간인력이 조리하는 방안도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