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뉴시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한국의 여권(與圈) 대선 후보들에 대해 “이미 인기영합적 후보들이 반미(反美)주의와 반(反)동맹 정치를 계속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공동 명의로 게재한 ‘북한과의 일괄 타결’ 기고문에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한미동맹이 약화됐는데, 이는 인기영합적 민족주의를 만족시키려는 ‘국방의 정치화’ 때문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계승을 내세우는 여권 후보들이 반미주의·반동맹 기조를 계속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으로 해석됐다.

그는 “한미 동맹은 한국 대선 기간과 그 이후에도 그 연속성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통합항공미사일방어시스템과 지휘통제시스템 현대화, 전술핵 확보 같은 핫이슈들이 포퓰리즘적 민족주의 정치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역 시절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은 주한미군이 주요 훈련시설에 접근을 못 하게 하는 정치적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기동과 탄약 사용이 가능한 소수 훈련 시설은 준비 태세 유지에 핵심적”이라며 “그런데도 훈련장 접근이 제한돼 왔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 때문에 미국은 아파치 공격 헬기 부대 등 한국 내 특정 병력을 훈련을 위해 일본과 알래스카로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의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된 상황 등을 언급한 발언이다.

그는 한국 내 주한미군 훈련이 어려워진 이유를 ‘한국 내 정치적 압박’으로 분석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 기간 (훈련 중단과 관련이 있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채택했으나 최근에는 덜 정치적 방식으로 이런 사안에 접근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조는 한국이 대선에 접어들면서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5월 정상회담으로 한미동맹에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북한과 중국이 한미의 틈을 계속 벌리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이 경제적 강압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한미가 군사적 침입에 맞서는 전통적 영역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적 압박에 맞설 수 있도록 연합방위태세를 확대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여가면서 한미가 북한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고 비핵화 검증을 통한 평화 협정 체결을 넘어 종국적으로 북한을 동맹주도의 질서에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