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11일 서울시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중수교 29주년, 한중관계의 새미래'란 주제로 열린 '한중수교 29주년 기념 양국 전문가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연이틀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안보 위협’을 운운한 가운데, 싱하이밍 (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최근 한반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보이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한중수교 29주년 기념 양국 전문가 포럼’ 축사에서 “한국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실현을 추진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싱 대사를 비롯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싱 대사는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을 병행해 추진한다는 ‘쌍궤병행’ 구상 관련 “단계적·동시적 접근 원칙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지하고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가 있다’는 싱 대사 평가와 달리 북한은 연이틀 담화를 통해 대남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려 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싱 대사는 이에 대해 “서로 같은 민족인데 서로 좋도록 그렇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남북관계는 개선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1월 부임한 싱 대사는 평양의 중국대사관과 서울의 중국대사관을 번갈아 가며 근무한 중국 외교부 내 정통한 한반도 전문가다. 북한 사리원농업대를 졸업했고, 주한 대사관에서는 세 차례 근무하면서 공사참사관·대리대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말도 유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 대사로는 이례적으로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언 관련 중앙일보에 반박문을 기고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자 당시 외교부는 “신중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