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이 지난 2019년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폐쇄 3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조선일보 DB

홍현익 신임 국립외교원장은 12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의 도발 위협이 연일 이어지자 “이제는 우리가 더는 호의를 보일 필요가 없다”며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이라도 발사하면 참수훈련, 선제공격, 북한 점령 작전 훈련도 이번 주에 해버려야 한다”고 했다.

홍 원장은 최근까지도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의 53분의 1로 축소됐고, 군사비도 우리가 10배 이상 쓴 지 10년이 지났다”며 “연합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선 입장을 다소 바꿨다.

그는 방송에서 북한이 최근 통신선 복원, 연합훈련 반발, 통신선 재단절 등의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 “아주 교묘한 북한의 남남갈등 유도 전술”이라며 “그런 데를 파고 들어서 통신선 복원과 관련, 남북 당국 간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해놓고, 그들은 밑져야 본전”이라고 했다.

홍 원장은 대북 ‘강경 대응’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목함지뢰 사건 때처럼 보듯이 그 당시에 한미 공조와 중국의 외교적 협력 그리고 국민들의 총화단결로 똘똘 뭉친 태세를 보여주니까 북한이 결국 꼬리 내리고 사과했잖느냐”며 “그런 것처럼 이번에도 이제 그런 국면을 각오하고 우리가 단단한 마음으로 엄중하게 대해 나가면 북한도 ‘불리하구나’ ‘후퇴해야겠구나’ 생각하고 ‘통신선 다시 연결할 테니까 다시 잘 지냅시다’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원장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고, 해안포 사격도 할 수 있다”며 “미국과 정면 대결을 하겠다고 하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발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럴 경우엔 ‘참수 작전’ 등 준비된 훈련을 모두 해야 한다고 주장한 홍 원장은 “북한이 도발하는데 우리는 왜 안 하느냐?”고도 했다.

홍 원장은 자신의 입장 변경에 대한 지적을 예측한 듯 “도발을 막고 우리 훈련은 훈련대로 하면서 남북 간에 화해 협력도 가고 한미 공조도 가자는 측면에서 몇몇 내용의 훈련은 이번에는 한번 자제해주는 게 좋지 않겠냐고 얘기한 것”이라며 “그랬더니 저를 한미 훈련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저는 한미동맹 매우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