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 등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월스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카타르·바레인 등 인근의 미군 기지들이 밀려드는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으로 과밀상태가 되면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가 고려 중인 장소는 버지니아주와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군 기지들이다. 이밖에 일본, 한국,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DC 외곽의 덜레스 국제공항이 아프가니스탄 난민 관련 문제를 처리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WSJ 보도와 관련, 주한미군 사령부의 리 피터스 대변인(대령)은 22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은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 지시를 하달받은 바 없다”면서도 “만약 임무 수행 지시가 내려지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과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 국방부 및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 항공사들에도 아프가니스탄 지원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수만 명의 피란민 수송을 위해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을 동원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은 군병력과 군수품 수송에 민간 항공기를 사용할 수 있는 민간예비항공운항(CRAF)을 활성화해 최대 5개 항공사에서 20대의 항공기를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계획이 실행되더라도 민간 항공사들은 카타르, 바레인, 독일 미군기지에 임시 수용돼 있는 사람들을 수송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직접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 이·착륙하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