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비행 중인 F-15K 편대./공군

2005년 7조4000억여원을 들여 도입한 공군 주력 전투기 F-15K를 2034년까지 3조7000억원을 들여 개량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이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4조3000억원 수준에서 미국 정부와 협의하던 개량 비용을 3조7000억원까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약 6000억원을 깎은 셈이지만 당초 2조원대로 전망됐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량 비용이 대당 627억원꼴로 도입가(1260억원)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도입 당시 총 61대였던 F-15K는 현재 2대가 추락해 59대를 운용 중이다. 방사청은 지난해 성능 개량을 공식화했다. 안테나, 피아 식별 장치 등을 보강해 중·러·일 주변 강국들의 스텔스기 전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25년쯤 F-15K 2대를 미국 업체로 보내 2~3년간 성능 개량을 한 뒤 2028년 시제기를 국내로 도입하고, 나머지 57대를 우리 공군이 개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 성능 개량 사업은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 “제작 업체가 갑질을 하기 쉬운 사업”이란 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전력 증강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실제 구형 F-15J 200대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비용 문제로 성능 개량을 전면 재검토하기도 했다. 강대식 의원은 “향후 E-737 조기경보기 성능 개량에도 1조원 넘는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개량 비용을 투명하게 산출하고 예산 절감을 위해 전략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조선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