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하는 북한 김정은./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 재개를 시사했다. 새해 들어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연속 4차례 강행한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도발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미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0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주년(20일) 기자회견을 앞둔 시점이다. 통신은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했다.

북한은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 폐기와 함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통신은 “정치국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우리가 정세 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성의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고 했다. 최근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주 도발에서 ICBM 수준으로 도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통신은 “회의에서는 최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한 자료가 통보됐다”며 “미국은 우리 국가를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면서 무려 20여차의 단독 제재조치를 취하는 망동을 자행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현 미 행정부는 우리의 자위권을 거세하기 위한 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며 “미 제국주의라는 적대적 실체가 존재하는 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돌아오는 김일성 출생 110년(4월15일)과 김정일 출생 80년(2월16일) 행사 방안도 논의됐다. 이 시점에 맞춰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회의 발언은 별도로 소개하지 않고, 정치국의 주요 결정 내용만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