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보첸 한중일3국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에스타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한·중·일 3국 청년들이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는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어우보첸(歐渤芊) 한중일3국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가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중·일 3국은 충돌과 갈등의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협력의 면이 더 강했다” 며 이같이 말했다.

TCS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공동 번영의 비전 실현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중·일 3국 정부 간 국제기구다. 2011년 9월 서울에 사무국이 설립됐고, 한·중·일 3국의 인사가 2년마다 돌아가며 사무총장을 맡는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어우 총장은 중국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주호주 중국 대사관 참사관, 주그레나다 중국 대사,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한국 장기 체류는 처음이지만 한국에 대해 항상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문화·전통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아 한국 근무가 비교적 익숙하게 느껴진다”며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 중이며 한국의 돌솥비빔밥을 좋아한다”고 했다.

어우 총장은 최근 국제 정세 변화와 코로나 사태로 한·중·일 3국이 공동의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3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국의 역사 인식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고 상호 존중과 이해를 위해 청년 교류를 TCS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현재 TCS는 ‘3국 청년 대사 프로그램’ ‘한·중·일 청년 스피치 콘테스트’ 등 9개의 청년 교류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그는 “최근 청년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한·중·일 청년들은 대부분 국제적인 시야를 갖고 있었다”며 “3국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가진 청년들이 있기에 미래는 밝다”고 했다.

최근 ‘김치’ ‘한복’ 등 이슈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서는 “상호 신뢰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문화적 공통성을 3국의 유대를 강화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동시에 서로 다른 문화 차이는 존중하고 화합과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어우 총장은 경제 협력도 3국 협력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중·일 3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자유무역 체제하에서 경제 협력을 하게 됐다”며 “3국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기회를 잘 활용해 경제 무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2년째 개최되지 못하고 있지만 “3국 협력은 실무적인 분야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어우 총장은 “한·중·일 3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 국가로 인문적인 유대와 경제적인 융합도가 매우 높다”며 “공동의 노력을 통해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지속적인 번영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