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국방부는 지난달 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요격체계(한국형 아이언돔)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사일 시험 발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표적 요격도 없이 실시된 극초기 실험을 ‘성공’이라고 과대 포장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최근 L-SAM·한국형 아이언돔 시험 발사와 관련, “둘 다 표적이 없는 시험 발사였다”고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보고했다. 또 다른 개발 핵심 관계자는 한국형 아이언돔과 관련, “저희가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본격 개발 착수 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비행 시험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표적 요격 시험에 성공해야 본격적인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L-SAM의 경우 표적 요격 시험 전 단계인 비행 시험을 5회 중 3회만 마친 상황이었다. 표적 요격 시험은 L-SAM은 올해 말, 한국형 아이언돔은 2025년에야 진행될 예정이다. 두 무기 체계가 극초기 실험 또는 개발 전 단계임에도 청와대와 국방부는 ‘시험 발사 성공’이란 표현으로 전력화가 임박한 것처럼 선전했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도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사드 유용성 논쟁’을 하며 “L-SAM을 조기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L-SAM 전력화 예상 시기는 2027~2028년으로 차기 대통령 임기 내에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L-SAM 시험 발사 홍보 영상과 관련 ‘조작’ 논란에도 휩싸였다. 2017년 5월 태평양 한복판인 콰잘린 환초에서 미군이 시험 발사를 한 다른 무기 체계 영상을 L-SAM인 것처럼 삽입한 것이다. 국방부는 “영상의 연출 효과를 극대화하려다가 빚어진 실무 실수”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장영일 수석부대변인은 “국방부는 이재명 후보 편을 들자고 영상까지 조작했느냐”며 “군 수뇌부 누구도 조작된 영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