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8년 5월 폭파했다고 선전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 갱도가 복구된 정황이 최근 군 당국에 포착된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8일 “그러한 동향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추후 북한의 핵실험이 예상된다고 언급하자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 핵 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이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지가 없고 핵 보유 의사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그런 의도가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보고에 참석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다음 달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나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일부에서 예측하는, 긴장이 추가적으로 고조될 수 있는 핵실험과 관련한 가능성도 있다”며 “소형화나 다탄두 등과 관련한 핵실험 가능성들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그런 점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이어 “북한에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ICBM인 화성-17형과 화성-15형을 총 4차례 발사한 데 이어 2018년 5월 폭파·폐쇄했다고 선전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장 내 3번 갱도를 단기간 내 복구하기 위해 새 통로를 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파 당시 무너진 입구 쪽이 아니라 갱도로 통하는 새 통로를 만들어 핵실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속도라면 1~2개월 내로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북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2017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 된다.
군도 북한의 핵실험 징후에 대해 “한·미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책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응에 있어) 억지력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관점에서 어떤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지 한미 당국이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