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은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에도 핵실험을 준비하는 등 추가 도발 조짐을 보이는 북한에 대해 선제 타격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대북 선제타격 능력 확보를 강조해 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서 장관의 대북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서 장관은 이날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서 “우리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해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장거리·초정밀·고위력의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 장관이 언급한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 정밀 타격’은 박근혜 정부 시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축한 ‘3축 체계’ 가운데 ‘킬체인’(Kill Chain)과 ‘대량 응징보복’(KMPR)을 가리킨다. 문재인 정부는 ‘3축 체계’의 명칭을 ‘전략적 타격체계’로 바꿨고, 이마저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되도록 언급을 피했다. 서 장관도 이런 기조에 맞춰 대북 발언에 신중을 기해왔다. 서 장관이 이날 발언 수위를 끌어올린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선 “서 장관이 3축 체계의 부활을 예고한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기조에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킬체인이라 불리는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 장관은 이날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에서도 패트리엇 미사일의 성능 개량과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 추가 도입, ‘천궁Ⅱ’ 전력화 등을 언급하며 “북한이 보유하지 못한 고도화된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군은 이날 미사일 공격 부대인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미사일전략사령부로, 미사일 방어 부대인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를 미사일방어사령부로 각각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보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