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최근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지난 25일) 직전에 지하 갱도를 수색·점령하는 특수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지하 깊숙이 위치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장악하는 절차를 숙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한미군이 이 같은 훈련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한 것은 5년 만이다.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로 풀이됐다.
최근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특수 방독면과 방호복, 산소통을 착용하고 소총 등 개인화기로 무장한 장병들이 지하 터널에 진입해 수색하는 사진을 4장 공개했다. 일부 병력이 지하 터널 인근에서 사주경계하는 모습도 담겼다. 장병들이 착용한 화생방 장비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최신형으로 지하 작전을 위해 도입된 신형 장비로 추정됐다.
이번 훈련은 유사시 적의 지하 벙커에 은폐한 지휘부를 색출하거나 지휘통제시설, 핵·미사일 시설 등을 장악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으로 추정된다. 미 2사단은 “레디퍼스트 병력이 지하시설에서 훈련을 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훈련 장소나 시기, 목적은 밝히지 않았다. ‘레디퍼스트’는 미 육군 제1기갑사단 1기갑여단 전투단으로서 최근 주한미군 2사단에 순환 배치됐다.
주한미군이 지하 갱도 내 북한 수뇌부를 타격하기 위한 훈련 사진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2017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미 2사단은 경기도 의정부의 미군기지인 캠프 스탠리 훈련장에서 지하에 숨은 가상의 적을 소탕하는 내용의 훈련을 진행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017년 핵·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감행한 것처럼 정권 교체기인 지금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실험을 준비하며 고강도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 측의 사진 공개 자체가 대북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