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3월 25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발사장면이라며 보도한 사진./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이었으며, 지난 3월에 이어 이번 발사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5일 정통한 군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이번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도 발사 실패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3월 16일 실패 이후 7주 만에 재발사에 나섰지만 결함을 해결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발사한 화성-17형 ICBM은 1단 추진체 연소가 끝난 뒤 2단 추진체가 점화돼 상승하던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연소가 중단됐다. 당시 우리 군 레이더에는 다수의 미사일 파편이 포착됐다. 이는 1단 로켓이 민가에 떨어져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폭발시켜 발생한 잔해들로 알려졌다.

발사 이튿날인 5일 북한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통상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경우 발사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지난 3월 16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발사한 화성-17형이 초기 단계에서 공중 폭발했을 때도 북한 매체들은 침묵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로 북한의 화성-17형 개발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길이가 23~24m에 달하고 이동식 발사대 바퀴가 22개에 달해 ‘괴물 ICBM’으로 불렸다. 최대 사정거리가 1만3000㎞여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화성-17형은 지난달 25일 항일 빨치산 결성 90주년 야간 열병식에도 등장했다.

북한은 지난 2월 말, 3월 초 두 차례에 걸쳐 화성-17형의 일부(1단 로켓)를 시험발사하는 등 성능 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나 3월 16일 공중 폭발에 이어 다시 발사에 실패하면서 개발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대북 소식통은 “발사 실패 후 불과 7주 만에 재발사에 나선 것은 북한 군수공업 부문의 조급증을 반영한다”며 “연속 실패에 따른 문책 인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