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선 문재인 정권 때 있었던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관련 언급이 빠졌다. 작년 5월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이전의 남북·미북 공약을 바탕으로 한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공통의 신념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공동 성명에 들어갔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관련 언급이 한미 공동 성명에서 1년 만에 사라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대화를 앞세운 대북 정책 기조가 한국의 정권 교체로 변화를 맞게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대북 대화와 관련해 “북한과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강조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였다”고만 밝혔다. 두 정상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비핵·번영의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담대한 계획을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구상을 설명하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고 밝혔다. 오히려 두 정상은 “북한의 도전에 대응하고, 공동 안보와 번영을 수호하며, 공동의 가치를 지지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문구를 성명에 담았다.
이와 관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사후 브리핑에서 대북 외교적 조치가 안 보인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외교적 조치는 (윤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계획’ 속에 담겨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담대한 계획’이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선다면 국제 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