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기술동맹으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한미 정상은 21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국가안보실(NSC) 간 공급망 문제 등을 다룰 경제안보 대화를 출범하기로 했다.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안정화와 인공지능(AI), 양자 기술, 바이오 등 첨단 기술, 에너지 등 핵심 분야 협력 방안을 양국 대통령실 차원에서 상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양국 대통령실 간 대화 채널 구축을 위해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이 6월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한미는 또 공급망 협력을 위해 기존 국장급 산업협력 대화를 장관급 ‘공급망·산업 대화’로 격상하고, 장관급·차관급 회의를 각각 연 1회 개최하기로 했다. 양국은 향후 윤 대통령 방미 때 1차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장관급)를 열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미국의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공급망·산업 대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미는 원전 협력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미국 주도의 제3국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시장 공동 진출 및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또 원전 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 국가안보실은 “양국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를 활용해 원자력 분야에 대한 한미 협력을 심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기 위해 외환시장 동향에 관하여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하였다”고 밝혔다. 외환·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해 유사시 한·미 상설 통화스와프 체결 여지를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은 나라는 캐나다, 영국, 유로존, 일본, 스위스 등 5국이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한미 공동성명에 처음 등장했다”며 “양국이 외환시장 전반의 안정화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