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일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고위급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작년 10월 결성을 제안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첫 회의를 열고 IPEF 출범을 선언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때 IPEF 가입을 공식화하고 출범 멤버로 참여했다. IPEF는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과 인프라, 디지털 경제,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아·태 지역 동맹·파트너들을 규합해 구축하려는 경제 연대 성격을 갖고 있다. 미국이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노동 기준, 수출 통제, 반(反)부패 등도 주된 논의 대상으로 삼으려 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도쿄에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정상회의를 연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한·일 순방을 통해 안보와 경제에서 본격적인 중국 견제 전선 만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IPEF 참가 13국 정상 중 5번째로 화상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금 세계는 팬데믹,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고, IPEF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경험을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 번영 시대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IPEF 출범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쿼드 4국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브루나이 등 13국이 참여했다. 애초 인도와 베트남 등 일부 아세안(ASEAN) 국가가 참여를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이 참여국을 최대한 늘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아·태 동맹·파트너국들과 연대해 대중(對中) 압박 전선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IPEF는 FTA(자유무역협정)처럼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 통상 협상이 아니고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제 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며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