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뉴스1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30일 “압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압박만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에 전쟁이 날 수도 있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CNN방송에서 ‘굴종의 시대는 지났다’고 했는데 북한을 달래서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굴종이라고 한다면 그건 참 생각이 짧다”며 “북핵 문제는 압박으로는 절대 해결 안 된다”고 했다. 그는 “1993년에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30년 가까이 압박 했다가 회유했다가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북핵 능력은 오히려 고도화됐다”며 “결과적으로 일관성 있게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내는 전략으로 빨리 전환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 임기 중에 전쟁 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의 ‘핵우산’ 즉 확장억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에) 겁을 먹고 행동을 안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북한을 막가파라고 욕하면서 사전에 억제해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쓰거나 미사일을 남쪽을 향해서 쏘면 우리도 거기에 맞대응을 하겠다는 얘기인데 우리는 핵이 없지 않나”라며 “핵은 없고 미사일은 있지만 (미사일을 쏘는) 결정권이 전시작전 지휘권이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있다. 서글프게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결정권이 없다”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중·러와 핵실험을 위한 사전교감을 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미국한테 뭐든지 물어보고 하는 식으로 북한도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북한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만 중국한테 불리해지거나 러시아한테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할 때는 자기 마음대로 한다. 그게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대북 정책을 추진할 때 정말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라며 “미국 하고 손잡고, 미국이 중국을 설득하고 러시아를 설득해서 북한의 행동을 자제하도록 만들 수 있다라는 그런 꿈은 꾸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