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생 봉사단원들이 6·25 전쟁 발발 72주년을 맞아 지난 24일(현지 시각) 푸에르토리코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을 위해 싸웠던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6만1000여 명을 파병했지만, 미국령이라는 이유로 참전국 명단에는 들어있지 않다.
IYF 굿뉴스코 푸에르토리코 해외봉사단원 등 10여 명은 이날 푸에르토리코 바야몬 시에 위치한 국립묘지를 찾아 묘비를 닦고, 태극기를 달아드리는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곳에는 미 육군 65연대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고(故) 앙헬 네그론 상병을 포함해 6·25 전쟁 참전용사,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와 배우자 등 7만 4000여 개의 묘비가 있다.
푸에르토리코에는 지난해 기준 6·25 참전용사 980여 명이 생존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6·25 전쟁 참전국 명단에는 제외되어 있어 파병 사실을 아는 이들이 드물다.
부산외대에 재학 중인 박은수(22) 단원은 “참전용사 묘비를 닦고 태극기를 꽂아 두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가 바로 여기서 시작된 것임을 느꼈다”며 “잊혀진 영웅들을 많이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푸에르토리코가 고향이라는 아윌다 필드(62)씨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어 ‘아버지의 날’이 되면 혼자 쓸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를 찾곤 했다”며 “그런데 아버지가 피를 흘려가며 지킨 나라의 장성한 청년들이 태극기를 들고 묘를 찾아와줘 감사하다”고 했다.
봉사단원들은 지난 19일(현지 시각)에는 푸에르토리코의 아버지날을 맞이해 국립묘지와 보훈병원 그리고 참전용사들의 집을 찾아 그분들께 한국·푸에르토리코 국기 배지를 달아주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영남대에 재학 중인 진종은(23) 씨는 이날 6·25 참전용사 라파엘 리베라 씨의 두 손을 잡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푸에르토리코 참전용사 분들의 희생과 용기를 한국의 다음 세대들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