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사전 행사로 마련된 ‘채텀하우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부에 한국판 ‘쿼드(QUAD)’ ‘인도·태평양 전략’ 같은 국제 기여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측의 한 참석자는 “(국내) 경제 문제가 대두되면서 미국이 굳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있다”며 “미국 내 고립주의 경향이 동맹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의 전·현직 의원을 비롯한 18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날 익명으로 한미동맹의 미래와 대중국 관계, 북한 이슈 등에 대해 솔직한 진단과 주장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한미동맹이 더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제사회의 긴장과 변화하는 상호 이익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한미동맹은 결혼한 부부와 같은 것”이라며 “(동맹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되고 항상 ‘최신 버전’의 상호 이익에 대해 계속 대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 채텀하우스 토론에서는 코로나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탈세계화 흐름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한 참석자는 “2015년 이후 시작된 탈세계화는 코로나 후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긴장,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더 빨라지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은 서로 완충 장치를 만들어 세계화의 종말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가 ‘뉴노멀 시대: 대전환의 열쇠를 찾아서’를 주제로 개최하는 ALC는 13~14일 이틀간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다. 13일 개회식에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한미동맹 발전 방안을, 미셸 오바마 전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뉴노멀 시대를 이끌 젊은 리더들을 위한 조언을 들려준다. 14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미·북 협상 비화와 대북 정책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