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이 15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리 위원장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초청자인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한다. 북한의 핵 무력 법제화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기지 정상화,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중국 국가박물관의 역사 왜곡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리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용기 편을 통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리 위원장은 “수교 30년을 맞아 양국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한은 2015년 장더장(張德江) 상무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올해 2월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서방의 ‘외교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것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리 위원장과 동행한 66명의 중국 수행단에는 장관급 인사 4명과 차관급 3명이 포함됐다.

리 위원장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만큼 주석 방한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성격의 협의체인 ‘칩4′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사드 문제 등 한중 간 현안들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리 위원장은 오후에는 김진표 의장과 한중 국회의장 회담을 하고 국회의장 공관에서 만찬까지 함께한다. 또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방문했던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LG그룹의 연구·개발 클러스터)도 찾을 예정이다. 당시 한미는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었다.

한편 이날 리 위원장 입국장에는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장관급)이 직접 영접을 나갔다. 지난달 미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이 입국했을 때는 국회, 외교부 등에서 의전 인력이 아무도 나가지 않아 홀대 논란이 일었다. 또 윤 대통령도 여름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전화로 대신해 ‘펠로시 패싱’이라 비판받았다. 국회는 “펠로시 의장과 달리 리 위원장은 김 의장 공식 초청으로 방한했기 때문이고, 펠로시 의장 도착 때는 시간이 늦어 미국 측과 협의해 공항에 영접을 나가지 않기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