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한미 연합 훈련을 마치고 떠났던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10만3000t급)이 뱃머리를 돌려 5일 동해로 회항했다. 연합 훈련에 참가했던 미 항모 전력이 곧바로 한반도 해상으로 재전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잇단 도발이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동해 공해상으로 다시 전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미 연합 훈련 직후 일본 근해에 있다가 이날 오후 동해 작전 구역으로 재진입했다고 한다. 합참은 “항모 재전개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에도 대응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레이건호를 포함한 미 항모강습단이 6일 동해에 진입하는 대로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한·미·일 3국이 연합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주 대잠수함전 훈련에 이어 2주 연속 한·미·일 훈련이 진행되는 것이다.
한미 간 외교 채널도 안보실장, 장관, 차관급에서 모두 가동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현지 시각) 북한 도발을 논의하는 공개 회의를 개최한다. 한·일도 ‘이해 당사국’으로 참석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4일 통화를 갖고 “일본 상공을 넘어간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인식하며 가장 강한 어조로 함께 규탄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6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전화 통화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은 연합 대응 사격에 나서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킴스(ATACMS) 등 4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그러나 4일 오후 11시쯤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강릉 한 군 기지 내 골프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혼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