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마드 빈 살만(37)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달 중 방한(訪韓)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우디 측이 우리 측에 ‘연내 방한이 어렵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다시 한국을 찾는 방향으로 양국 외교 당국 간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1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과 사우디 외교부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위한 일정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기는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국(G20) 정상 회의 직후가 유력하다. 양국은 G20 이후 왕세자의 방한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이달 초 사우디 정부 관계자가 방한 관련 실무 작업을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당초 사우디 측은 우리 외교부에 ‘빈 살만 왕세자의 11월 한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잠정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방한 무산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양국 간 물밑 조율이 계속됐고 “양국 수교 60년이 갖는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위급 교류가 필요하다”는 우리 측 주장에 사우디가 공감했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지난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
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국가 수반인 총리에 공식 임명되는 등 국왕을 대신하는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공식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709조원)가 들어간다는 사우디의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한을 계기로 정상회담이 열리면 대규모 건설 사업 등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원전·방산 분야에서도 사우디 측과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