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충돌과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로 동북아 전략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와 통일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2022 SAND(샌드) 동북아 국제포럼’이 1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됐다. 안보, 통일 전문인 ‘샌드 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의 체제 전환을 통한 남북 경제 통합,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병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북한 경제 발전 전략과 통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경제 협력과 비핵화의 관계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한 북한의 경제 발전은 요원하기 때문에 김정은은 핵을 쥐고 캄캄한 동굴에 앉아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 협력을 통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가도록 하고, 핵 포기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과 남북 핵 군축을 위한 전략’ 발표에서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은 더욱 노골화하고 매우 위협적인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통한 남북 핵군축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한반도연구센터장은 “최근 국제질서 변화와 북한의 도발은 한일 관계 개선을 촉진하고 있다”며 “양국의 협력을 가로막는 요인인 국내 정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 비핵화는 한반도의 평화뿐만 아니라 미·중의 전략적 경쟁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조적 사고와 외교적 협상을 통해 공통된 전략적 이익을 찾아가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구현해 나가고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윤재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이 이어져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며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최경희 샌드 연구소장은 “김정은은 핵을 국체(國體)라며 핵무력 정책을 제도화하고, 전술핵 탑재 가능한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고 있다”며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선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