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서울 한남동 공관으로 초청해 회담에 이어 오찬까지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초 서초동 사저에서 한남동 공관으로 이사한 후 공식적으로 공관에 초청된 인사는 국내외를 통틀어 빈 살만 왕세자가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고, 협력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에너지협력, 투자협력, 방산협력, 문화교류, 인적교류, 관광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확대 회담, 단독 환담, 공식 오찬을 했다.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을 리모델링한 한남동 공관은 약 1388㎡(420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거동이 160평이고, 리셉션과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개조한 업무동이 260평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동 문화를 감안해 보다 친밀한 환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관저 회담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가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며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모하메드 왕세자 주도 하에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수교 이래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와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북한의 위협 억제와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새벽 0시30분쯤 전용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해 하루 일정을 마친 뒤 이날 밤 출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