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하고 사우디가 추진 중인 초대형 신도시 사업 ‘네옴시티’ 등 인프라 건설과 원전, 방위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전방위 경제협력을 약속한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회담에서 “사우디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 관계를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협력 사업 추진을 위한 한·사우디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3년 5개월 만에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빈 살만 총리와 양국 장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 회담을 열고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교역 최대 파트너이자 해외 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면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양국 간 신성장 분야 투자 협력, 네옴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 참여, 방산 협력, 수소 등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 교류 및 관광 분야 협력을 확대·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 수교 이래 한국 기업이 사우디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양국 간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특히 “에너지, 방산, 인프라·건설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수소 에너지, 탄소 포집 기술, 소형 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 국방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프라 분야 한국 기업 참여 등을 희망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빈 살만 방한에 맞춰 한국 산업부와 사우디 투자부가 주최한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 기업들은 협력 양해각서(MOU)를 20여 건 맺었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의 자회사인 에쓰오일이 울산 산업 단지에 추진해온 석유화학 2단계 사업인 ‘샤힌(Shaheen) 프로젝트’ 투자를 확정하고, 현대건설 등 국내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또 현대로템은 사우디 투자부와 고속철·전동차 등 구매 계약 및 사우디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이 밖에 석유화학, 에너지 개발, 건설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가 MOU를 맺었다. 양국은 또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