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사용한 이동식발사대(TEL)에 북한 최고 훈장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했다. 사람도 아닌 군사 장비에 ‘영웅’ 칭호를 준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군의 감시를 피해 ICBM을 쏠 수 있는 이동식발사대가 북한의 군사 전략상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화성-17형’ 발사대 차량인 제321호에 공화국 영웅 칭호와 함께 국기훈장 제1급을 수여했다”고 전했다. ‘영웅’ 칭호를 받은 이동식발사대는 11축 22륜으로 제작된 세계 최대 크기의 TEL로 무게는 160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옥 진단과대안연구원장은 “그동안 북한은 ICBM 발사를 ICBM 조립 시설이 있는 평양 인근으로 고정하다시피 했는데 이는 이동식발사대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화성-17형 발사 성공으로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해 원하는 장소에서 ICBM을 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했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ICBM 자체보다 TEL에 ‘영웅’ 칭호를 준 것은 기습 핵 타격을 하겠다는 북의 전략을 보여준다”고 했다. 북은 크기가 다양한 약 120기의 TEL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의 딸을 다시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화성-17형 발사 기념 단체 사진을 공개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백두 혈통만을 따르고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기념촬영장에 등장한 김정은의 딸이 군복을 입은 지휘관과 악수하는 장면도 공개됐는데 지휘관은 상체를 약간 숙이며 손을 내민 반면 김정은 딸은 꼿꼿한 자세로 두 손으로 지휘관 오른손을 감쌌다. 북한 선전 매체는 지난 19일 김정은 딸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했지만 이날은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호칭을 높였다. 김정은 딸은 이날 모피를 덧댄 검은 코트를 입고, 머리도 어머니 리설주와 비슷하게 꾸미고 나왔다. 김정은은 또 화성-17형 발사 성공에 기여한 군 인사들을 대거 진급시켰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대장(별 넷)으로 진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