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른바 ‘5대 핵심 전략 무기’ 중 하나인 핵추진 잠수함 개발 수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5대 무기 중 극초음속 미사일, 고체 연료를 사용한 탄도 미사일, 다탄두(多彈頭 ) 장착이 가능한 ‘화성-17형’ 발사 등에 성공했는데, 핵추진 잠수함이 다음 순번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작전 기간이 최대 2주에 불과한 재래식 디젤 잠수함과 달리 3~6개월간 바닷속 작전이 가능하다. 노출 시간을 최소화한 핵잠수함이 도입되면 하와이를 지나 미 본토 근처까지 잠항(潛航)해 매복해 있다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다. 기습 타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물론 북한 입장에선 남북 관계와 대미(對美) 협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핵잠수함 개발에 역량을 쏟았고 지난해 1월 김정은이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이를 공식화했다. 북한이 개발하려는 전략핵추진잠수함(SSBM)은 핵(원자력) 추진 동력에 핵 탄두를 실은 SLBM을 운용한다. SLBM이 없는 공격핵추진잠수함(SSN)을 먼저 만들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는 게 일반적인데 최단 기간 전력화를 위해 이를 건너뛰겠다는 것이다. 핵 연료는 북한 내 우라늄 광산과 원심분리기로 확보가 가능하지만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는 총 6차례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군사 기술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어 핵잠수함 개발과 건조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핵잠수함은 핵무기 개발 속도와 비례하는데 7차 핵실험을 하면 소형화와 우라늄 농축 기술 등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를 것”이라며 “2~3년 정도 지나면 실전 배치 수준으로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문근식 경기대 교수는 “설계 검토만 하고 실질적인 건조가 시작되지 않았다면 5~7년은 걸릴 것”이라며 “속도는 기술, 장비, 부품 등 반입 상황에 달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