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0일 담화를 내고 지난 18일 정찰위성 개발 시험과 관련해 한국 일부 전문가들이 ‘조악한 수준’이라고 한 데 대해 “악청을 타고 오는 주둥이” ‘개 짖는 소리’ 등과 같은 표현을 쓰며 발끈했다.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한 것에 대해서도 “개나발들 작작하라”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를 검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정상 각도 발사도 시사했다.
북한은 전날 관영매체를 통해 지난 18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발사체로 촬영한 것이라며 서울 도심과 인천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사진이 흑백인데다 한강의 교량 형태 정도가 식별되는 수준이어서 구글 위성사진에도 크게 못 미친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었다. 지난해 1월 김정은이 당 대회에서 꼭 실현해야 할 목표라며 제시한 5대 핵심 전략무기 중 하나인 정찰 위성과 관련해 한국에서 평가절하하는 보도가 나오자,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보안 부서 관계자는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한국 여론을 흔들려는 프로파간다 전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괴뢰들이 지껄이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지루하고 진저리가 나서 몸이 다 지긋지긋해진다면서 “재잘거리는 놈들 한대 줴박아 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찰 위성 개발 관련 한국 측 반응을 언급했다.
그는 “어제 우리가 발표한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중요시험보도에 대해 입 가진 것들은 다 헐뜯는 소리를 하였다”면서 “위성촬영사진의 화상 질을 놓고 ‘조악한 수준’이라느니,’군사위성은커녕 지구관측위성으로도 효용성이 없다’느니,’실제사진이라고 믿을 수는 없고 기만활동이 있을 수 있다’느니 이러저러한 제 생각들을 말하느라 하루종일 정신들이 없던데 소위 전문가들이라 하는 것들은 우리의 새 소식이 없으면 할 말이 없을 것 같고 그 동네에서 월급이나 제대로 받고 살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신문에 게재한 시험용전색촬영기로 찍은 두 장의 사진을 놓고 우리 위성개발능력과 그 준비진척 정도를 평하는 것이 너무나 부적절하고 경솔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가”라며 “소위 전문가들이라 하는 것들이 남을 깎아내리는데만 골몰하니 상식 밖의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어떤 자는 우리의 발표를 서두른 발표라고 평하면서 아마도 저들의 ‘첫 독자정찰위성개발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는 진짜 말 같지도 않은 개 짖는 소리를 한 것도 있더라”라고 했다.
김여정은 특히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 데 대해 재차 언급하며 ‘조악한 수준? 그 악의에 찬 혹평이 귓전에 먼저 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악청을 타고 오는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부터 맡게 된다”고 했다.
그는 군 당국이 지난 18일 발사체에 대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라는 평가를 유지하는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하도 ‘철저한 대비태세’요, 그 무슨 ‘한미정보당국간 긴밀한 공조’요 늘 그따위 소리를 부르짖기에 발사체에서 송신하는 신호 주파수대역만 보고도 해당 시험을 판별분석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정밀추적감시’요 뭐요 해도 언제 한번 사전에 무엇을 발표해본 적이 있고 발사체 기종이나 발사위치 한번 제대로 밝힌 적이 있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룡림 언제를 무평리라 불어대지 않나, 저수지밑에서 발사된 것을 그 주변 일대에서의 자행 발사대라고 불어대지 않나, 안주시와 온천군을 헷갈리지 않나”라며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군 당국의 발표 사항을 지적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서도 “어떤 괴뢰전문가라는 놈은 장거리미사일과 위성운반로켓은 본질상 유사하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곱씹는 놈도 있더라”라며 “그렇다. 위성을 운반로켓으로 쏘지 무슨 풍선으로 위성을 띄우는 기술도 있는가”라고 했다.
ICBM 대기권 재진입 실패 평가도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대기권 재돌입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느니, 검증되지 않았다느니 늘쌍 그런 것들을 물고 늘어져 왔는데 나는 살다 살다 별걱정을 다 해주는 꼴을 본다”면서 “한 가지만 알기 쉽게 말해주는데 만약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의 원격자료를 탄착 순간까지 받을 수가 없게 된다. 우리가 탄착점까지 수신했는가는 ‘의문’이라고 할 셈인가”라고 했다.
그는 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고각 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고 실제 각도로 쏴보아야 알 수 있을 것 뭐 또 이따위 논거로 우리 전략무기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 같아 보인다”면서 “해서 하는 말인데 그에 대한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좀 개나발들을 작작하고 자중 숙고하는 것이 좋을듯싶다”고 했다.
김여정은 통일부 발표도 비난했다. 그는 “괴뢰통일부것들이 우리의 위성개발필수시험에 대해 뭐라고 악담질을 했는가”라며 “이것들은 자동응답기같이 밤낮 외우던대로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도발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따위의 소리를 줴쳐댔다”면서 “그따위 소리나 줴친다고 미구에 일어날 사변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에 있었던 김여정은 2019년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대남 비난 발언에 앞장 서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도 ‘특등 머저리’ ‘태생적인 바보’ 등과 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담화에선 한국과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 추진에 반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바보 천치’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ICBM 발사 현장에서 시험 발사 성공 소식에 옆 군복 차림 남성을 붙잡고 울며 기뻐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