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북한 군용 무인기가 우리 영공(領空)을 최초 침범했을 당시 관련 보고를 받고 한국군 대응을 강하게 질책했던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군의 대응을 보고 기강이 해이하고 훈련이 부족한 것 아닌지 질책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북 무인기 침투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과 관련해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특히 27일엔 한국군이 북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그동안 도대체 뭐한 거냐”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이 장관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관련 보고를 받고 이같이 언급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격노한 부분은 한국군의 북 무인기 대응 중 이해할 수 있는 부분보다 답답한 부분에 대한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군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 부분, 또 기강이 해이하고 훈련이 대단히 부족한 게 아닌지에 대해 강하게 질책하고 (분발을) 주문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에 침범했을 당시, 대통령실 안보 참모들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위기관리센터에서 합참의 대응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군 당국이 북한 무인기 항적 포착이나 격추에서 어려움을 겪자 대통령실 참모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만 “급한 마음에 군에서 북 무인기를 빨리 격추 못 시키니 답답하다가 나중에는 군에 대해 이해를 어느 정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왜 격추가 힘들까 생각했는데 보고를 받아보니 크기가 너무 작아서 복합 대공 레이더 등 대공 시스템에 잡히질 않는다고 한다”며 “결국 북 무인기를 육안 식별해 격추해야 하는 상황인데 기총 발사를 하게 되면 대민 피해가 우려돼 사격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쉽지 않다, 이래서 무인기가 비대칭 전력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무인기 대응을 위해선 두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북한이 촬영해가는 정찰이라는 게 구글어스보다 못할 수 있으니 포기하든지(내버려두든지), 아니면 정교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대응 훈련을 강화하든지”라며 “대통령께선 후자를 강조한 것이고 그래서 드론부대 창설을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 무인기 침범이 있었던) 2014년을 계기로 지상작전사령부 등에 (드론 관련) 부대가 있다. 그런데 대단히 미미하고 무인기 대응 개념이나 체계가 제대로 정립 안 된 상태로 (전력이) 분절화돼 있다”면서 “전력을 통합하고 체계화하면서 능력을 강화해야겠다는 판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