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호대가 구조한 70대 남성. /뉴시스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 급파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활동 개시 첫날인 9일(현지시각) 생존자 4명을 구조했다. 70대 남성과 일가족 3명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구조 활동을 시작한 KDRT는 이날 건물 잔해 아래 깔린 생존자 4명을 구조했다. 먼저 70대 남성을 구한 데 이어, 무너진 5층 건물 사이에서 일가족 3명을 구해냈다. 40세 남편과 35세 아내, 2살 난 딸이다.

70대 남성은 다행히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며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뒤이어 발견된 가족들 역시 탈수 증세는 있으나 의식은 또렷한 상태로 확인됐다. 구호대 측은 “체온이 약간 낮지만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밝혔다.

한국 구호대가 튀르키예 현지에서 어린 아이를 구조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구조대가 건물 속에 갇혀 있던 시민을 구조하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돌쟁이 아기를 함께 구조했으나 이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구호대는 해당 건물에서 구출된 이들의 나머지 가족에 대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안에는 어린이 1~2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0대 남성이 구조된 곳에서는 사망자 4명을 추가 확인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공군 수송기편으로 튀르키예에 도착한 KDRT는 현지 당국 요청에 따라 해당 지역을 활동 구역으로 선정하고 셀림 아나돌루 고등학교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이어 이날 오전 5시부터 본격적인 구호 활동에 돌입했다.

KDRT는 군 장병 49명과 외교부 소속 1명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소속 6명, 119 구조대원을 포함한 소방청 소속 62명 등 총 118명 규모로 꾸려졌다. 그간 우리 정부가 해외 재난 때 파견한 구호대 중 최대 규모다. 구호대장은 원도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이 맡았다.

구호 활동에 돌입한 한국 구호대. /연합뉴스
한국 구호대가 첫 생존자를 구조하는 모습. /뉴스1

국방부는 수색구조와 응급대응 능력을 갖춘 육군특수전사령부·국군의무사령부 장병을 선발해 최정예 요원을 꾸렸다. 이 중에는는 코로나 유행이 번지던 2020년 3월 방역 최전선이던 대구 의료 현장에서 화제를 모았던 인물도 있다. 의료용 마스크 착용으로 헐어버린 콧등에 일회용 반창고를 붙인 모습을 찍은 일명 ‘콧등밴드’ 사진 속 주인공 김혜주 육군 대위다. 또 재난 지원 해외 파견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대거 포함됐으며, 수색구조 임무에는 특전사 장병도 다수 합류했다.